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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독서

지구도 살아있는 유기체라는 "가이아"

가이아 - 8점
제임스 러브록 지음/김영사

전반적인 리뷰

이 책을 정확히 언제 읽었는지 모른다. 내 정리된 자료에도 2002년 12월 31일(책을 DB화시킨 날)로 되어 있으니 그 이전에 읽었던 책인 것만 확실하다. 기존 홈페이지에 리뷰도 없다. 그러나 이 책을 몇 년도에 읽었는지 그리고 내용의 핵심이 무엇인지 난 아직도 기억한다.

기억력이 좋아서가 아니라 그만큼 이 책이 주는 메시지가 강렬했기에... 이 책은 내가 재수를 하던 1995년도에 읽었던 책이다. 아는 사람 알겠지만 재수 시절에는 쉬는 시간에는 항상 책만 읽던 아이였던...

과학책이지만 <인공지능>이나 <카오스>와 같은 책들과는 조금 구성이 다르다. 그래서 쉽게 볼 수 있다. 내가 중학교 시절에 즐겨보았던 Newton이라는 잡지와 비슷한 구성이다. 책 전체가 Text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많은 실제 사진들, 그래픽이 있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이다.

최근 본 영화 아니 정확히 말하면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을 보면서 갑자기 이 책이 떠올랐다.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것과 다큐멘터리에서 얘기하고 있는 것이 거의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불편한 진실>을 본 분들이라면 충분히 이 책을 봐도 괜찮을 듯 싶다. 그러나 적어도 이 책은 과학책 치고는 재미있지만 <불편한 진실>과 같은 다큐멘터리 보다는 재미가 없을 거라는 것은 참고하길...


자기조절기능을 갖춘 유기체

이 책에서는 지구를 하나의 생명체로 보고 있다. 사람이 밥을 먹지 않고 지내면 모든 신진대사가 최소의 칼로리만을 사용하도록 인체가 작동한다. 이러한 매커니즘과 같이 지구도 자기조절기능을 갖춘 하나의 유기체라는 것이다. 그것을 착안한 것은 대기과학자 출신인 제임스 러브록이 오래동안 대기가 어떻게 일정하게 성분을 유지할 수 있었는가 하는 데에서다.

그러나 이 책은 단순히 지구가 자기조절기능을 갖춘 유기체라는 것만을 이론적으로 제시하는 책은 아니다. 그 자기조절기능이 서서히 파괴되어 가고 있고 그 주범은 바로 인간이라는 것이다. 환경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그래서 최근 본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을 보고 이 책을 떠올렸던 것이다.

술을 많이 마시는 사람들의 경우에 간기능 손상에 대해서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간은 1/3 정도만 있어도 인체에 필요한 기능을 다 처리할 수 있다. 그러나 간에 과도한 무리가 가게 되면 간이 작동을 멈추게 된다. 뻗어버리는 것이다. 인체는 그만큼 어떤 상황에서라도 자기조절기능을 갖춘 매우 아름다운 유기체이나 도에 지나치면 안 되는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지구도 하나의 유기체인데 점점 더 환경오염으로 인해 지구의 자기조절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는 점을 이 책에서는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책이 나온 때가 1979년이니 3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탄소배출에 대한 사회적 인식, 지구 온난화에 대한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으니 과학자의 선견지명을 무시해서는 안 될 듯 하다.

지금까지의 패러다임은 오직 화폐 경제 본위의 자본주의였다 할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환경이 자본이 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을 쫓다가 결국 더 큰 것을 잃어나가고 있는 형국이다. 최근에 다큐멘터리를 통해서도 느낀 바처럼 이제는 환경에 대해서 관심을 가져야만 할 때인 듯 하다.


30년만에 수정한 책

제임스 러브록 교수의 가이아 이론은 1979년에 발표한 이론이다. 현재 위에 있는 이미지의 책은 절판이 되어 살 수가 없다. 나는 위의 책으로 읽었지만 이와 똑같은 내용을 담고 있는 책(살 수 있는, 절판되지 않은)이 있다. 관심있는 사람들은 이 책을 읽어보길...

가이아
제임스 러브록 지음, 홍욱희 옮김/갈라파고스

이 책의 이론을 내고 30년 만에 수정해서 낸 책이 <The Revenge of Gaia(가이아의 복수)>라는 책인데 기존의 책에서는 희망적인 메시지였지만 이 책에서는 비관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인간의 환경오염 때문에 회복 불가능한 상태가 되어 버렸고 그로 인해 인류 멸망이라는 매우 극단적인 메시지까지 전달하고 있다.

The Revenge of Gaia
제임스 러브록 지음/Penguin Books

가이아 이론이 1979년에 나온 것을 감안하면 지난 30년간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기후의 변화는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 이전의 수백 수천년보다도 말이다. 이에 대해서는 <불편한 진실>이라는 다큐멘터리에서도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아마도 이런 의미에서 제임스 러브록 교수는 충격 요법을 쓴 것이 아닌가 한다.

+ 지구 온난화에 대한 더 읽을거리 → 관심있게 보고 적은 지구온난화